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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3월 꺽지 낚시 리벤지 냉이 나물 맛보기

 

어제 비가 내린 뒤에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3월 치고 대략 일 주일 정도 매우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었던 탓에 3월 초였음에도 불구하고 짬낚으로 꺽지를 낚으러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일 주일 전인 3월 4일에도 홍천으로 낚시를 다녀왔는데 쏘가리는 커녕 꺽지 1마리도 볼 수 없었던 수온이었으나 불과 일 주일 만에 이렇게 수온이 따뜻해졌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어쨋든 일 주일 전에 꺽지 얼굴도 못 보고 서울 집으로 복귀해서 리벤지 차원에서 겸사 겸사 다시 한번 꺽지 낚시를 다녀왔다.

 

혹시 이번에도 꺽지 얼굴을 못 보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아 홍천에 있는 냉이 나물이라도 채취해 와야 겠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준비를 마친 후 길을 나섰다.

조금 더 따뜻해지는 시간을 노리기 위해 일부러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 특별한 일정이 없는 토요일이기에 차가 좀 막혀도 조급함을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운전했고 지난 주와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여 곧바로 낚싯대와 릴을 조립했다. 아내도 손맛을 보고 싶다고 함께 낚시를 시작했고 일순간 누가 먼저 꺽지 사냥에 성공할 것인지 암묵적인 내기 낚시에 돌입했다.

 

 

사진에 있는 위치는 꺽지와 쏘가리 등을 낚기 위해 홍천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대략 어딘지 다들 아실 만한 곳으로 정작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제대로 꺽지를 낚아본 적이 없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우리가 오기 전에 이미 낚시를 하고 계시던 조사님의 조과가 좋지 않아 보여 더욱 마음을 비운 상태였는데 일순간 갑자기 작은 꺽지 한 마리가 내 미끼를 물어주었다.

지난주의 꽝조과에 대한 리벤지 성격으로 다시 찾은 홍천이지만 정작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낚았던 녀석이라 작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기뻤다. 아내도 옆에서 작게나마 축하를 해주어 괜시리 뿌뜻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돌발 상황 발생이다.

내가 홍천 꺽지 첫 수를 하자 마자 불과 2~3분 사이에 아내가 꺽지 첫 수에 성공했다. 사이즈도 내가 낚은 녀석보다 3배 정도 커다란 녀석이었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나는 꺽지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아내만 거듭 6~7마리를 낚아내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누가 먼저 홍천 꺽지 사냥에 성공하느냐 내기하는 분위기였고 내가 먼저 낚아 승자의 기분을 느꼈던 것도 잠시였을 뿐, 연달아 낚아 올리는 아내의 꺽지 낚시 실력에 완전 좌절 그 자체였다. 구멍치기와 일반적인 릴링 테크닉 모두 나의 패배였다.

 

하지만 주말 내내 힘든 업무로 피곤했던 아내가 이렇게 거듭된 꺽지 손맛의 힐링을 느낄 수 있어 나 또한 은근 기분 좋았던 홍천강에서의 하루였다.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꺽지 입질이 뜸해지더니 아내가 "포인트를 옮겨 이동해보자." 고 이야기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대물 쏘가리도 종종 출몰하는 곳이었는데 노지에 주차한 후 주변을 둘러보니 이번 홍천 여행의 목적 중 하나였던 냉이 나물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내는 각종 나물 채취에 일가견이 있다. 내 친구의 와이프들은 대부분 서울 등의 도시 생활에 물들어 나물 캐는 재미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내는 강원도 영월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모르는 나물이 없을 정도로 나물 박사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일단 냉이 나물이 아내의 레이더 망에 포착된 이상, 홍천에서의 꺽지 낚시는 잠시 미룬채 본격적인 냉이 나물 채취를 시작했고 그 사이에 나는 차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대략 3~40분 정도 잠들었던 것 같은데 깨어나 보니 위와 같이 한 바구니 정도의 냉이를 채취했고 강렬한 냉이의 봄내음이 입맛을 자극했다. 

이후 다시 포인트 이동하여 홍천 꺽지 낚시를 이어갔으나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다 보니 수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느낌이 있어 자연이 허락한 시간은 여기까지인가 싶어 자리를 정리하고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저녁 내내 냉이를 다듬더니 일요일 오전에 아침 식사 반찬으로 냉이 무침을 올렸는데 매우 상큼하면서도 냉이 만의 봄내음이 확실히 이제는 봄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 또한 어릴 때는 이런 봄나물의 참맛을 알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서는 어디선가 봄나물을 캐어와서 반찬상에 올렸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일요일 저녁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고 오늘은 매우 낮아진 기온에 당황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이번 주와 다음 주는 주말과 휴일에도 일정이 있어 바쁠 것 같아 한동안 낚시는 다녀오지 못할 것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주말에 홍천에서 겨울 내내 아쉬웠던 꺽지 손맛을 다시 느끼고 냉이 나물 맛보기도 할 수 있어 행복했다.